- 인도에서 직수입한 천연허브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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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제목 : 양비론 1,538 - 조회
- 작성자이름 : 관리자  2008/05/20 - 등록


마음만 가지고 안되는 수 많은 일들 가운데 공부도 있다.
나역시 의지의 한국인 이었던 터라 생면부지 인도로 홀홀단신 떠났던 유학 첫해..못먹고(음식이 안맞아서-.-), 못입고(너무더워서-.-), 못살던(뭘 몰라서..) 그때는 밤마다 우는게 중요한 일과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칼끝같은 긴장과, 언어장벽, 문화장벽에 저녁만 되면 녹초가 되고 밤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곤했는데, 사실 그것보다 더 큰 고통은 수업내용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는데서 오는 스트레스였다.
한국인들이 콩글리쉬를 한다면 인도인들은 인글리쉬로 맞장을 뜬다. 영어가 시원찮았던 내게 교수님들의 인글리쉬 발음은 미국영어 보다는 훨씬 잘들였지만..그래도 수업의 절반이상을 뭔소린지도 모르고 보냈다.
그렇게 몇 달을 죽을 쑤면서 보내는 사이에 내귀도 조금씩 열렸던지 교수님들의 얘기가 이해되기 시작했고, 비슷하게 인도생활도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샤르마 교수님은 가장 연로하셨고, 담당이 인도문화 전반 이었던 탓에... 무슨 얘기든 결말이 ‘위대한 인도, 위대한 인도정신’ 이었다.
로마인들이 ‘모든길은 로마로 통한다’ 라고 외쳤다면 인도인들은 ‘모든 철학과 종교는 인도로 통한다’라고 외친다.
그날도 샤르마 교수님이 한 스웨덴인의 질문에(이 학생은 무늬만 학생이엇고 사실은 선교사였다) ‘신은 각각 다른 이름의 동일한 존재, 즉, 종교는 다른 방향에서 오르는 같은산’ 으로 설명을 했다.
한국인 중에서도 나는 시/비에 선명한 편이었고, 맺고 끊음이 분명했는데 내스스로 그걸 장점으로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군사부일체/장유유서/삼인행일인사.....하여간 내가 아는 모든 유교적 윤리들을 덮고 교수한테 따졌다. <--사실 덤볏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간의 인도생활을 통해 겪은 인도사회의/인도인의 황당하고, 불합리한 내용들을 조목조목 언급해가면서 ‘위대한 인도‘ 에 이의를 제기했다.(이때 외국인 학생들은 다 나한테 동의 했다. 중간중간 추임새까지 넣어 주면서!)

평소에 버벅대는 영어도 따질땐 무지 깔끔하다.^^ 속사포 같이 쏟아내었던 탓에 후련해 지고 있는 마당에 교수님이 아주 진지하게 ‘네 말이 옳다’ 하셨다. 그게 내게 충격으로 와닿은건 내가 교수님께 토론이 아닌 감정으로 따졌던것 때문만은 아니었고, 그분의 동의가 입술에서만 아니라, 온 인격으로 내 견해를 존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내가 인도인의 병렬적인 사고를 이해하기 시작한게 그날부터일 것이다.

예를들어 ‘소크라테스에 대해 써라’ 라고 나온 시험문제에 누군가가 ‘빈라덴’에 대해 썼다고하더라도 분명한건 빵점이 아니라는 거다. 소크라테스를 빈라덴처럼 생각해도 그건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 일수 있고 소크라테스는 설정된 답안에 갇힐수 없다는게 그들의 생각이다. 델리대학이 서울대 보다 좋은 대학평가를 받고 있는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이유는 자율적인 토론과 어떠한 견해도 ‘하나의 견해’로 인정받는 그들의 문화에서 익은 논문..들 때문일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학교시설이나, 수업방식이나, 시스템은 정말 꽝에 가깝다..)

인도는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땅을 가졌다. 그리고 그땅안에는 서른개가 넘는 언어가 존재한다. 또, 언어보다 더많은 각기 다른 문화가 공존 하고. 각기 다른 문화안에 또 각기 다른 종교가, 종족이 있다. 하루도 바람잘날 없는 인도가 한국가로 견뎌나가는 것 뒤엔 수용의 문화, 다름을 인정해주는 문화가 있는 것이다.

토론은 견해의 나열이고 그 과정을 통해 개인의 견해가 수정/취합/동의/반대 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반론은 견해의 허점이나 오류를 건드려야하고 수정을 요구해야 하는 게 아닐까?
‘당신 한국사람 맞습니까?’ ‘공부 좀 하시죠’ 를 넘어 인신공격을 가하는 토론장을 보는 것은 유쾌하지 않다.
견해가 아니라 사람을 공격하는 발언들이 토론문화를 침몰시키고..토론문화의 침몰은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결과가 될것이라 쉽게 추정할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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